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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건강
  • 기자명 김종원 기자

두 개 이상의 언어 사용하면 치매 증상 지연시킨다

  • 입력 2024.02.06 08:07
  • 수정 2024.02.17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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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exels
사진=pexels

 

기존에 사용하던 모국어 대신 외국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인지적 민첩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줘 치매 증상을 지연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언어 구사 능력이 뇌가 스스로를 재구성하는 능력을 향상시켜 노화와 질병으로 인한 변화에 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교 신경과 및 정신과 교수인 마리오 멘데즈(Mario Mendez)박사가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발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2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치매 증상의 발병을 5년 정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엉킴 등 치매의 병리학적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독일 베를린 신경퇴행성질환센터의 임상 신경과학자 토머스 발라리니에 따르면 여러 연구에서 치매와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하여 이중 언어 구사 또는 다국어 구사가 보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다.

그는 어린 시절의 이중 언어 사용이 노년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으며, 제2언어 학습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가설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 중 한 가설에 따르면,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면 인지 제어 과정과 기본 신경망에 관여하고 뇌를 훈련시킨다고 한다. 이렇게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려면 언어 간에 자주 전환하거나 현재 사용하지 않는 언어를 통제하고 억제해야 한다고 발라리니 박사는 말한다.

이러한 작업은 엄밀히 말해 언어와 관련이 없지만, 언어를 전환하고 다른 언어를 억제할 때 인지적 민첩성을 요구하고 촉진하여 단어를 혼동하지 않도록 만든다. 또한 두 가지 이상의 언어 사용은 경험과 학습에 반응하여 스스로를 재구성하는 뇌의 능력인 신경 가소성을 촉진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이중 언어 구사 능력은 뇌의 기능적, 구조적 구조를 형성하여 노화 및 신경 퇴화와 관련된 변화에 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인지적 예비력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론 밝혀지고 있다.

이는 알츠하이머 병리가 있는 경우에도 치매의 임상적 징후가 나타나는 것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멘데즈 박사는 이중 언어 사용이 뇌를 재구성하여 노화 및 신경 퇴행과 관련된 변화에 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하며,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의 존 그룬디 박사도 이에 동의한다. 

그는 "알츠하이머 발병률은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두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발병률이 거의 같지만,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증상을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인지적 예비력이다. 따라서 알츠하이머가 뇌에 존재하더라도 신경망의 회복력은 독서, 사교, 운동, 음악, 2개 이상의 언어 구사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연구 검토를 공동 집필한 그룬디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실행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에 큰 부담이 되며, 실행 기능에는 작업 전환 및 작업 기억과 같은 기능이 포함된다. 이러한 요구에 대처하기 위해 뇌는 더 자동화된 다른 뇌 부위와의 연결을 강화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두엽에서 뇌의 뒤쪽과 더 깊은 부분으로 부하가 이동하거나 공유된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전두엽이 뇌의 다른 부분과 잘 작동하면 전두엽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작동 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언어를 배우는 시기는 언제가 좋을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룬디 박사는 가급적 어릴수록 좋으며 5세 이전이 최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나이에 상관없이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프랑스 파리의 브로카 병원에서 이중 언어 구사 능력과 뇌 건강을 연구하는 케이틀린 웨어 연구원은 다른 언어를 배우는 나이보다 그 언어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2017년 '노화 신경과학의 프론티어'에 실린 연구에서 웨어 박사는 노년층도 실제로 제2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언어를 처음 배운 지 몇 년이 지난 후에도 젊은 층과 마찬가지로 이전에 습득한 단어를 다시 배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했다.

이처럼 인간에게 있어 호기심과 지식 습득은 언제나 두뇌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이번 연구와 같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이를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새로운 단어를 외우거나 낯선 지역을 방문하고 친구를 사귀며, 취미를 갖는 등 새로운 것을 접하는 모든 과정들은 두뇌를 더 건강하게 유지하고 나아가 질병의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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