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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일반
  • 기자명 김종원 기자

고령층 운전자 '유효시야' 넓혀야...시력, 인지기능 보다 중요

  • 입력 2024.03.2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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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사진=pixabay

 

운전면허를 갱신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신체검사(적성검사)를 받아야 한다. 제2종 운전면허의 경우 두 눈을 동시에 뜬 상태에서 시력이 0.5 이상이어야 하며, 제1종 운전면허의 경우 0.8이상 이상 및 각 눈의 시력이 0.5 이상이어야 한다. 

단, 한쪽 눈을 보지 못하는 경우 2종 운전면허는 한 쪽 눈의 시력이 0.6 이상이어야 하며, 1종의 경우 다른 쪽 눈의 시력이 0.8이상, 수평시야 120도 이상, 수직시야 20도 이상, 중심시야 20도 내 암점과 반맹이 없어야 한다.

이렇게 정확한 수치로 판단하기 때문에 이 시력 기준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시력 기준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 증거로 2종 보통의 경우 시력이 0.5 이상이어야 하는 것이 해외에서는 그 수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만 해도 이 수치가 0.7이다. 

시력이 0.5와 0.7이면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큰데도 사고율에 큰 변화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시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교통사고 확률은 크게 높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시력이 0.1 이하가 되는 극단적인 경우는 예외다. 그리고 시력이 0.7과 1.0이더라도 사고율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인지기능 저하는 사고와 관련이 높을까? 최근 고령자 교통사고가 주목받으면서 그 대책으로 인지기능 검사가 실시되고 있다. 치매 노인이 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한 사건, 편의점으로 돌진한 사건 등이 기억에 남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내용의 기사들을 종종 접하게 되면 '요즘 노인들이 교통사고를 많이 내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노년층 운전자의 교통사고율이 높다기 보다는 노년층 인구수가 증가한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봐야 한다. 

인지기능검사는 시력검사와 비교했을 때 교통사고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지기능이라는 것은 사고와의 연관성은 다소 낮다. 사물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 등은 확실히 기억이나 생활에는 중요하지만, 건망증과 사고 발생 사이에는 간극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고와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 '유효시야'라는 지표다. 먼저 의학적으로 말하는 시야는 한 눈으로 보고 눈을 움직이지 않고 볼 수 있는 범위를 말하며, 유효시야란 보이는 범위 내 시야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왼쪽 눈을 감고 오른쪽 눈만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의 범위가 보이는지 확인해 보면 코 쪽은 잘 보이지 않는 반면 귀 쪽은 잘 보인다는 느낌이 든다. 나이에 따라 시야는 다소 좁아지지만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시야가 좁아졌다는 것은 질병 등 의료적 접근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유효시력이라는 것은 눈의 기능을 측정하기 위한 엄격한 지표가 아니지만, 현실에서는 매우 실용적이기 때문에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변의 사물이 또렷하게 보이는지 아닌지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정확히 인식하였는지는 더 중요하다. 만약 실제 검사라면 주변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뭔가 있다'는 것만 알면 된다. 

하지만 실제로 운전을 하고 있을 때를 생각해 보자. 주변에서 무언가가 다가오면 반사적으로 핸들을 꺾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비닐봉지라면 회피 행동을 하고 핸들을 꺾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주변에서 온 것이 사람이라면 반드시 회피 행동을 하고 핸들을 꺾어야 한다. 그래서 단순하게 보이는 범위보다 인식할 수 있는 범위, 즉 유효시야가 훨씬 더 중요하다. 유효 시야가 넓으면 사고를 피할 수 있는 행동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유효시야는 나이에 따라 좁아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사고를 일으키기 쉬운 환경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유효시야가 좁아지는 것일까? 그것은 노화 이외의 유효시야가 좁아지는 상황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유효 시야는 긴장하거나 복잡한 상황에서 좁아지게 된다. 예를 들어, 처음 운전하는 길이나 표지판이 잘 보이지 않는 길에서는 평소보다 긴장하게 되기 때문에 유효시야도 좁아지게 된다. 또한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는 것과 같은 복잡한 상황도 유효시야를 좁아지게 만든다. 신호가 바뀌는 것도 봐야하고, 마주 오는 차가 있는지, 보행자는 없는지 등 다양한 것들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이가 들면 긴장을 하게 되고, 스스로를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뇌의 처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유효시야가 좁아지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러한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까? 유효시야를 넓히기 위해서는 우선 훈련을 통해 시야를 넓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고 익숙해지면 자연스레 뇌의 처리 능력도 향상 된다고 한다. 실제로 유효시야를 넓히면 교통사고율을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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